[영화 리뷰] 킹메이커 (결말포함)

2022. 2. 8. 15:20즐거운 생활

영화 킹메이커 메인 포스터

지난 토요일 오전에 영화 킹메이커를 보았다.

 

오락성 영화가 아닌 영화는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영화관에서도 여러번 생각에 잠기기도 했고, 영화가 끝난후 친구들과 이야기하거나 혼자서 있을때 골똘히 생각을 잠기곤 했다. 그래서 이번글을 통해서 리뷰 겸 내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나만의 별점 : 🌟🌟🌟⭐️ ( 3.5 / 5 )

 

 

1. 마키아벨리 군주론의 연장선

지난 2021년에 필자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독서하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차후에 블로그 포스팅을 할 예정이나 간략하게 핵심 내용만 언급하고 넘어가자면 '리더란 민중을 영악하게 속일줄 알아야하며 냉혹하고 잔인해야한다'라는 내용이었다. 사실 이번 영화도 그렇고 군주론도 그렇고, 나는 한 조직의, 한 사회의 리더의 자질에 대해서 언변력이라든가, 활용할 수 있는 정치적인 요소를 비롯한 다양한 장치들에 대해서 지식을 습득하거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바탕으로 공감할 것을 기대하며 각 작품을 감상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내가 기대한 것과는 달리 리더의 냉혹한 면과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은 불가능하다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두 작품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영화에서 서창대(이선균)가 영악한 킹메이커로써 김운범(설경구)의 선거운동 및 유세를 돕는 것처럼만 비춰졌으나, 따지고 보면 결국 서창대(이선균)의 대선 이전 행보를 보고 김운범(설경구)는 그를 읍참마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에서 사실 김운범(설경구) 또한 마키아벨리가 말한 '군주'로써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2. 배우들의 연기력이 큰몫을 한 영화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이 영화를 보자고 한 이유는 이선균 배우 때문이었다. 이선균 배우는 기생충, 화차, 끝까지 간다, 내 아내의 모든것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에서 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앞서 언급한 영화들은 필자가 좋아하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영화들이기도 하다 ^_^) 그리고 이선균 배우의 출연작들을 보며 이선균 배우가 작품을 고르는데에 있어서 작품 내부에서의 플롯 혹은 대본의 퀄리티를 바탕으로 선택하게 될텐데, 그 기준이 나의 취향과 공명을 일으켰다.

 

이 작품에서 이선균 배우, 설경구 배우가 보여준 연기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물론 변성현 감독의 연출도 한 몫을 했겠지만, 설경구 배우는 마치 신과 같은 모습으로 비추어졌고, 이선균 배우는 그런 설경구 배우가 있을 수 있게끔 음지에서 자신의 본분을 다하는 충신의 모습으로 비추어졌다. 두 배우의 연기력이 가장 인상 깊었던 시퀀스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우선 이선균 배우의 경우 목포 의원 선거 당시 다시금 김운범(설경구)의 선거캠프로 복귀하여 과거 자신의 유세방식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던 이들과 그런 사실을 접해들은 선거캠프 인원들 앞에 문을 박차고 들어와 펼쳤던 일장연설을 단언컨대 영화 내에서 최고의 명장면이라고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목적 없이, 혹은 목표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던 개개인에게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에 대해 논리정연하게 설명하며, 강도가 찾아왔을때 맨손으로 싸울거냐는 적재적소의 비유를 들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모습은 정말 내 머릿속에 인상 깊게 남았다. 없던 공화당에 대한 분노가 생기고 그 분노에 따라 의지가 생겨나고 자연스레 어떤 일을 하는데에 있어서 명분이 확보가 되는것 같았다.

 

설경구 배우의 경우에는 서창대(이선균)가 펼친 선거유세 중 지역 주민들에게 셔츠, 고무신, 설탕을 비롯한 생필품을 돌리는 행위를 했다는 물증을 공화당 측에서 제시하며 김운범(설경구) 후보를 폄하하여 기조 연설을 펼칠때, 모든 이들을 서창대(이선균)에게 차가운 시선을 돌리며 이 일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을때 김운범(설경구) 후보는 오히려 상대 후보의 모순된 면모를 들추어냈고, 그리고 사비까지 들여가며 자신을 응원해주는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후보가 되겠다며 진정한 전화위복을 보여주었다. 특히나 그 장면에서의 연출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마치 그를 신격화하는 듯한 연출구도였던 것도 인상이 깊다.

 


 

위에 적은 것들과는 별개로 인상 깊게 본 리뷰에서는 빛과 그림자의 연출 혹은 인물들간의 관계를 마치 연인과 같이 표현한 것들이 있었는데, 필자는 그런 부분까지는 캐치하지 못하였다 ㅠㅠ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잡기 위해 조금더 집중했던 것 같다.

 

사실 2017년 제 19대 대선 이전에 '더킹'이라는 영화가 스크린에 올랐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전개되다가 영화의 마무리쯤엔 마치 공익광고와 같은 멘트를 통해서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 관객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준 긍정적인 역할을 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2022년 3월에 있을 제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스크린에 오른 '킹메이커' 또한 이와 관련된 메시지를 던져주는듯 했다.

 

맞다. 킹메이커란 영화는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이다. 김운범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서창대는 엄창식이라는 인물을 모티브로 창작된 인물들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말 훌륭한 대통령이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대통령이 만들어지기까지 엄창식이라는 보편적으로 생각하기에 옳다고는 말하기 힘든 방식이 내면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번 제 20대 대통령 선거는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고 한다. 모든 후보 중에 가장 괜찮은 후보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덜 싫어하는 후보'를 뽑게될 것이라고 일각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있다.

 

누구나 그림자는 있다.
중요한 것은 그림자의 크기나 그림자의 진한 정도가 아니라 그 그림자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있다.

 

끝! ^_^